Collection of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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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 of Moments

2023. 9. 1 - 10. 13

Kim Yeon Soo, Rosie Park,  Lim Jin Sil 

Vivian Choi Gallery is pleased to present 《Collection of Moments》, a three-person exhibition by Kim Yeon Soo, Rosie Park, and Lim Jin Sil from September 1st to October 13th, 2023.   《Collection of Moments》 explores the delicate relationship between memory and unconsciousness through works by three artists different in terms of painterly technique, expressing the inner scene remembered in the past time and space through the artist's unique visual language.

Artists Kim Yeon Soo, Rosie Park, and Lim Jin Sil capture moments unconsciously stored in their memories in the spaces they casually pass by.
Spaces and objects that existed in the unconscious are dreamily reconstructed by intersecting with the artist's subtle emotions remembered at that moment and the current inner consciousness.The unique pictorial choreography of each of the three artists that captures this subtle relationship specially stands out.

 《수집된 순간들 (Collection of Moments)》 
전시 기간 :  2023년 9월 1일 - 10월  13일  
참여 작가 :  김연수, 로지박, 임진실  / 3인 
관람 시간 : 화 - 토 1pm to 6pm 
전시 장소 :  비비안초이갤러리 청담,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85길 30, 2F / 02- 2088 3566 


비비안초이갤러리는 2023년 9월 1일부터 10월 13일까지 김연수, 로지박, 임진실 작가의 3인전, 《수집된 순간들(Collection of Moment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의 기법 면에서 서로 상의한 세 작가가 과거의 시공간에서 기억된 내면 속 정경을 작가 특유의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기억과 무의식의 경계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조명한다. 김연수, 로지박, 임진실 작가는 무심히 지나친 공간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기억에 저장된 순간을 작품에 담는다. 무의식 속에 존재했던 공간과 사물은 그 순간과 함께 기억된 작가의 미묘한 감정과 현재의 내면 의식과 교차되어 몽환적으로 재구성되는데 이 미묘한 관계를 포착하는 세 작가 특유의 회화적 연출choreography 이 돋보인다. 김연수, 로지박, 임진실 작가의 작품에는 특별한 사건이나 인물, 또는 사물이 주인공으로 지목되어 조명 되지 않는다. 후미진 동네의 초라한 가옥 지붕, 이름 모를 어느 한적한 바닷가, 책상 한 켠을 지키는 작은 화분 등 우리 주변에 있지만 무심히 지나치는 장소와 사물들이 작가가 그 순간 느낀 기분과 감정으로 재구성되어 다른 추억을 간직한 특별한 풍경이 된다. 


김연수 작가는 우연히 마주친 풍경에 대한 기억과 그로부터 느꼈던 미묘한 감정들을 역동적인 붓질을 통해 표현한다. 작가가 과거에 지나쳤던 공간을 화폭에 담지만 구체적인 형상의 묘사보다는 그 순간의 미묘한 감정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풍경에 집중한다. 빛 바랜 사진처럼 스쳐 지나간 풍경의 찰나를 담는데 사진처럼 사실적이지만 구체적인 묘사는 생략되어 있다. 차창 밖으로 스쳐간 풍경, 호수 표면 위에 닿은 빛, 바람결에 흔들리는 갈대를 그리지만 형상을 흐릿하게 흩트리며 형상의 재현을 넘어서는 사실적인 풍경을 담는다. 김연수 작가의 풍경에는 바람이 만드는 물의 주름, 하늘의 색을 받아 바뀌는 수면의 색이 살아있다. 여러 겹의 붓질이 모여 이루어진 수면의 결은 물결이 되어 흐른다. 물에 번지는 듯 넘나드는 색감과 화면을 흘려 보내는 듯한 작가만의 독창적인 화법을 통해 사실적인 풍경을 주관적으로 표현하며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독일 뮌헨시립조형예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김연수 작가 특유의 화풍은 ‘유화로 그린 수묵화’라는 평을 받는다. 서양의 추상표현주의와 힘찬 붓질이 살아 있는 동양의 수묵, 동서양의 미학의 모두 담겨있다. 
김연수 작가는 성균관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 석사, 독일 뮌헨시립조형예술대학에서 서양화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유화로 그리는 수묵기법에 대해 강의한다. 2016년도에 뮌헨시로부터 데뷔탄텐프라이스(Debütantenpreis) 수상을 하고 2017년 뮌헨시문화재단의 지원으로 개인전 <스쳐지나간’, Bürgerhaus Unterföhring>을 가졌다. 서울과 독일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전을 했으며 2007년에 나혜석 미술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임진실 작가는 낡은 집, 녹슨 창문 등 낡은 매개체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공존 그리고 서로 다른 세계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을 표현한다. 작가는 타인과의 소통은 서로의 경험과 인식의 차이로 인해 서로의 전부를 이해할 수 없는 불완전한 소통이라고 말하는데 완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에서 단절과 소통의 모순적인 모습을 작품을 통해 환기 시킨다.  오래된 것에 관심이 많은 임진실 작가는 한국 고전 영화 속 장면에 등장하는 낡은 집과 창문 등 기억에서 잊혀진 것들을 수집하고 수집한 이미지들을 재조합하거나 해체하여 작품으로 구현한다.  임진실 작가의 작품에는 유년 시절을 상기시키는 빨간 벽돌집, 파란 기와 지붕, 빛 바랜 벽과 유행 지난 창들이 보인다. 기억 속에 존재하는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와 돌아가면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외갓집 마당의 나무는 관객을 그때의 기억 속으로 데리고 가는 매개체가 된다. 작품 속에 그려진 노을 빛, 새의 지저귐과 길 고양이의 눈 빛은 작품 속을 배경으로 일어났던 이야기들과 그 순간의 분위기를 상기시킨다. 작품의 제목도 <계동 외갓집>, <3시 30분의 초록 지붕>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실적인데 작가는 실재하는 현실 풍경을 몽환적인 색채와 초현실적인 화풍으로 표현함으로서 의식의 테두리에 갇힌 현실을 일상 바깥으로 탈피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현실과 무의식이 혼성된 작가의 화면은 다양한 현실 공간에서 저마다 다르게 체득한 지극히 사적이고 자기화 된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임진실 작가는 한남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고 7회의 개인전과 15회 이상의 그룹전을 가졌다. 

꽃과 화분, 책, 도자기 등 소소한 정물을 화폭에 단아하게 담아내는 로지박 작가는 평범한 사물이지만 삶을 담담하게 구성하는 주변의 형상들을 동양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식물 줄기의 세밀한 물줄기, 나무의 나이테, 잎맥의 독특한 무늬들을 세필로 여러 번 쌓듯이 칠한다. 선線을 강조한 로지박의 ‘동양적 정물’은 동양화에서 느껴지는 단아함과 간결함이 특히 돋보인다. 아르슈지 위에 겹겹이 쌓인 채색들은 동양 산수처럼 맑지만 동시에 깊고 선명한 색감이 특징이다.  로지박 작가의 작품이 유화도 수채화도 아닌 ‘불투명 수채’로 독특한 색감과 질감을 갖는 이유는 과슈(Gouache) 와 수채를 모두 사용하는 것인데 수채처럼 맑고 유화처럼 선명한 색감을 선사한다.  또한 로지박 작가의 작품이 동양적인 정물화로 느껴지는 이유는 서양화에서 쓰이는 소실점을 활용해 시선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기 보다는 동양화에서 쓰이는 다(多)시점을 활용해 다양한 시점을 한 화면에 배치하여 시선을 전체 또는 여러 요소로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사물이 한 화면에 등장하지만 하나의 주인공이 없고 그 관계들은 수직적이지 않고 평등하다.  또한 작가는 명확한 깊이나 명암을 통해 사물의 입체를 표현하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원근감을 탈피하고 그림자와 명암을 최소화 하여 정물을 평면적으로 표현한다. 

로지박 작가는 식물의 개성을 결정짓는 다양한 잎의 무늬들을 세필로 정밀하게 그려내는데 잎맥을 따라 그려진 줄무늬, 얼룩 무늬, 호피 무늬 등 다양한 무늬들이 나타난다. 자연적인 변이로 이루어진 것이든 호기심 많은 재배자가 개발한 것이든 한 종의 식물도 다양한 무늬와 생에 따라 나뉘어져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보인다.  햇빛을 받아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의 잎을 지닌 식물들은 크기는 작지만 진한 초록색을 유지하며 생명체로서 무한한 에너지와 개성을 가진 존재라는 울림을 전한다. 도자기나 카펫에서 보이는 인공물들의 기하학적인 패턴과 식물의 아름다운 곡선은 인공물과 자연의 유기체적 관계성을 서정적으로 은유하고 있다. 기하학과 자연, 동양적 구도와 서구적인 색채 등 이원적인 요소들이 공존하여 평면의 화면에 묘한 공간감을 더한다. 작품에 인물이 등장하지 않지만 누군가 방금 읽었음을 암시하듯 가지런히 놓아 둔 책 그리고 주인의 손길과 정성을 받아 생기 있게 자라는 화분에서 인간의 따뜻한 온정이 느껴진다. 로지박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난蘭과 꽃, 다양한 종의 관엽식물은 인간과 삶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봉우리에서 만개하여 그윽한 향기를 풍기 듯 관객과 감각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김연수, 로지박, 임진실 세 작가의 3인전 《수집된 순간들 (Collection of Moments)》을 통해 주목받지 않는 평범한 사물들, 무심히 지나친 장소들, 삶의 주변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잊혀지지만 삶을 담담하게 구성하고 있는 것들, 그것을 관찰하는 과정을 통해서 주변에 펼쳐진 무한한 세계를 보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Curated and written by VIVIAN CHOI GALLERY Director Vivian Choi